대체식품 시장 규모와 향후 10년 성장 전망

전 세계 식품 산업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른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기후 변화, 환경 위기, 인구 증가, 건강에 대한 관심, 윤리적 소비의 확산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대체식품’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급부상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채식주의자나 특정 식단을 지향하는 사람들만의 선택지였던 대체식품이 이제는 슈퍼마켓과 온라인 마켓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대중 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대체육, 대체유, 대체 계란, 곤충 단백질, 해조류 기반 식품 등 제품군은 해마다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환경 문제와 동물 복지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대체식품은 단순한 식품 대체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대체식품 시장의 현재 규모, 성장 요인, 향후 10년 전망, 그리고 산업이 직면한 과제와 기회를 종합적으로 알아본다.

대체식품 시장의 현재 규모

2024년 기준 전 세계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약 600억 달러(한화 약 80조 원)에 이른다. 이는 2014년의 약 150억 달러에서 10년 만에 4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특히 북미와 유럽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제품 다양성과 소비자 수용성에서 가장 앞서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도 빠르게 성장 중인데, 이는 건강식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 도시화, 그리고 정부의 식품 산업 혁신 정책 덕분이다. 제품 카테고리별로 보면 대체육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식물성 우유가 그 뒤를 잇는다. 최근에는 달걀 없는 ‘대체 계란’, 치즈 대체품, 해조류나 버섯을 활용한 가공식품도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환경 보전 필요성과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자리 잡고 있다. 육류 생산은 온실가스 배출, 토지 황폐화, 수자원 고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이를 줄이기 위해 대체식품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시장 성장을 이끄는 주요 요인

대체식품 산업의 폭발적 성장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기술 혁신이다. 배양육 기술은 실험실에서 동물 세포를 배양해 실제 고기와 거의 동일한 맛과 식감을 구현하고 있으며, 3D 프린팅 식품 기술은 복잡한 구조와 질감을 가진 대체식품을 생산할 수 있게 했다. 둘째, 규제 환경의 변화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대체식품의 안전성 평가와 표기 규정을 마련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췄다. 일부 국가는 대체식품 개발 기업에 세제 혜택과 연구 지원금을 제공하며 산업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셋째, 소비자 인식 변화다. 과거에는 비건이나 채식주의자만 소비하던 제품이 이제는 건강과 환경을 모두 고려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다. 이들은 주 1~2회 육류 소비를 줄이고 대체식품을 식단에 포함하며, 대중 시장의 수요를 키우고 있다.

향후 10년 성장 전망

전문가들은 글로벌 대체식품 시장이 2030년까지 약 2350억 달러 규모로, 2035년까지는 약 3,0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전 세계 식품 시장의 약 10%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특히 아시아 시장은 소득 수준 향상, 인구 증가, 정부 주도의 환경·식품 정책 변화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발전도 시장 확대를 가속화할 것이다. 배양육의 생산 단가가 기존 육류와 비슷하거나 낮아지고, 곤충 단백질과 해조류 단백질의 가공 기술이 향상되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글로벌 식품 대기업들은 이미 대체식품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네슬레와 유니레버는 식물 단백질 기반의 신제품 라인을 강화하고 있고,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도 곤충 단백질 스타트업에 투자한 바 있다. 이런 움직임은 향후 10년간 대체식품의 품질 향상과 시장 다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산업이 직면한 과제와 기회

대체식품 산업은 분명히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일부 소비자는 여전히 대체식품의 맛과 식감에 만족하지 못하며, 영양 성분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진다. 특히 고단백·저지방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가공 과정에서 나트륨이나 첨가물이 많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원재료 조달의 지속 가능성과 생산 비용 문제는 기업에 중요한 도전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는 충분하다. 기술 발전으로 생산 효율이 향상되고, 친환경 소비를 장려하는 정부 정책이 늘어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하면서 글로벌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대체식품 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앞으로 대체식품은 단순히 육류 대체재를 넘어, 환경 문제 해결, 식량 안보 강화, 그리고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에게는 더 다양한 선택지를, 기업에는 새로운 시장을, 지구 환경에는 긍정적인 변화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